땡이가 죽었다. 훈이보다 한살이 많으니.. 올해를 넘겼으면 14살이 되었을텐데.. 어제밤 크리스마스날 밤에 하늘나라로 갔다. 주말에 엄마집에 있을때, 하는 행동이나 모든것이 이전과 달라 보여.. 마음의 준비를 해야하는게 아닌가 하고.. 혼자 짐작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어제 점심때쯤 엄마한테 전화가 왔는데, 땡이가 이상하다며 많이 걱정하셨고.. 여덟시가 넘은 시간이였나? 수화기 너머로 울먹이는 엄마의 음성이 들렸다. 서둘러.. 땡이를 수습할 도구들을 챙기고.. 자여로 향했다. 도착하니.. 벌써 엄마는 땡이를 고이 싸서, 바로 묻을 수 있게 채비해 놓으셨다. 하룻밤 자고 아침에 묻으려 했으나, 빨리 하는게 맘이 편하겠다는 엄마말에.. 트렁크에서 삽을 꺼내고.. 아파트 단지 큰 나무 아래 묻어줬다. 옛날에 롯데아파트살때 데니부터 시작해서.. 데니가 15살 까지인가 살았고.. 바로 뒤이어 땡이가 우리 식구가 되었고.. 어제까지13살이라는 적지않은 나이로 살다가 하늘나라로 갔다. 개도 그렇게 오랜시간 같이하다보면 가족이 된다. 말은 못해도 그애가 하는말을 우리는 알아듣고 우리가 하는말을 그애는 이해한다. 아빠가 하늘나라로 가고, 그나마 땡이가 있어서 엄마의 말동무가 되어줬는데, 이제 그애마저 아빠를 따라 가버렸다. 어쩐지.. 지난주에 땡이가 아빠방문을 열어달라고 그렇게 보채더니.. 시간이 가까웠음을 스스로 눈치챘었나보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떠난이는 참 홀가분하게 떠난다.. 남겨진 이는.. 홀가분하게 떠난 그로 인해 많이 힘들어하고.. 엄마 힘들지 않게 하려고.. 아프지도 않고.. 그렇게 훌훌 떠나버린 땡이는 .. 참 효녀다. 엄마한테 더 마음써야 겠다. 못난 아들이지만, 더 애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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