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일정 기간 병원에 머물던 환자가 병원에서 나옴.
그렇구나. 사전에서 찾아본 뜻은 메마르다. "좋다" "나쁘다" "기쁘다" "슬프다"라는 감정은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
그래도 퇴원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아~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그런게 생각나지 않는가?
그런데 이 퇴원이라는 것이 지금 내게는 내 뒷통수를 내리치는 철퇴와 같다.
아버지가 어제 퇴원을 하셨다. 병을 훌훌 털고 즐겁게 웃으며 하는 퇴원이 아니라.. 이제 더이상 여기서는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퇴원을 하셨다.
어제는 유난히 많은 분들이 병원을 찾으셨다.
도민일보 사장님 편집국장님 등등.. 지면평가위원들.. 고등학교 동창분들.. 아버지가 가르치는 하모니카 제자분들..
김용택선생님.. 민노당에 몸담고 계신 심지가 굳어보이시는 어떤 분.. 기억안나는 사람도 많다.
그 많은 사람들 일일히 한사람씩 몸소 손을 잡으셨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듯..
병원서 저녁을 드시고 엄마가 계신 자여로 가셨다. 데려다 드리고 나오는데, 어찌그리 화가나고 서글픈지..
어머니께는 아직 말씀을 안드리신거 같다. 누구를 위해서?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어머니를 위해서..
그냥 바로 집으로 모실껄 그랬나.. 싶다.
난 지금 사실 많이 혼란스럽다. 이 귀한 시간을.. 무슨방법이라도 찾아내기 위해 쫒아다녀야 할지.. 편안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도록
도와드려야 할지..
이번주말에 강원도에 가보려한다. 아버지를 모시고.. 가는길 너무 힘드시진 않을런지.. 그래도 억지로 가보려 한다.
이런 고집도 나를 위한건지 아버지를 위한건지 판단이 서지를 않는다.
할만큼 했노라고 남한테 이야기할 수 있기 위해서 내가 지금 이러고 있는건 아닌지..
아버지 몸속에 있는 나쁜것들.. 나랑 조금만 나눠가지면 안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