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새해를 캠핑갔다가 밖에서 맞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애들이 크다보니 잘 안따라가려 해서.. 캠핑가는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
어딜 한번 가볼까~ 하고 검색해보니, 집 가까운 주남저수지에서도 해돋이 행사를 하더라.
해서 새벽에 부시시한 몰골로 각시와 함께 둘이서만 이른 외출을 했다.
해 뜰 시간이 다 되었는데, 새벽안개 때문에 해가 잘 안보인다면서, 지금 행사를 시작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풍선 2016개를 나눠줬는데, 카운트다운과 함께 그걸 날리란다.
카운트다운 후에 일~제히 풍선을 날리고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더구만.
동시에 꽹가리랑 각종 농악이 울려 퍼진다.
그걸 보면서 각시랑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
날아간 2016개의 풍선은 넓디넓은 주남저수지 어딘가에 떨어질 것이며.. 그걸 먹거나 하는 철새들은 탈이 나겠지.
꼭 삼키지 않아도 철새도래지에서 뭐하는 짓인가 싶다.
꽹가리소리는 또 어떻고.. 철새들이 모닝콜 부탁한 것도 아닐텐데.. 모든 새들 다 깨우려고 난리법석이다.
환경수도니.. 철새도래지를 잘 지켜야 된다면서 서식지 코앞에서 풍선날리고 꽹가리 울리고.. 참.. 가관이다.
일년에 한번인데, 뭐 그리 유난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조용히 치룰 수도 있는 행사를 왜그리 하는지..
물론 그 대열에 합류한 한 사람으로써 부끄럽긴 하지만.. 적어도.. 거기서 그럴 줄은 몰랐다.
해돋이 보러 갔다가.. 맘만 상하고 왔음.